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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치]‘프듀2’ 정적의 시간, 탈락자 소감으로 채웠더라면
2017-06-19 10:30:52

[뉴스엔 김민주 인턴기자]

잔인하고도 길었다. 정적 속 기다림은 1분을 1시간처럼 느끼게 했다.

6월 16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이하 ‘프듀2’)에서는 최종 데뷔 멤버 11명을 가리는 순위 발표식이 진행됐다. ‘프듀2’는 생방송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 멤버인 11등을 제외한 10등부터 1등의 순위 발표를 먼저 진행했다. 이에 따라 10등을 차지한 연습생이 가장 먼저 호명됐다.

생존과 방출 사이 기로에 선 스무 명의 연습생들, 그들을 지지하는 수많은 국민 프로듀서들, 연습생들의 부모님들까지. 이들의 간절함과 절박함을 너무 잘 알아서였을까. 이날 ‘프듀2’ 생방송은 앞서 진행됐던 그 어떤 순위 발표식때보다 더 긴 시간을 끌며 긴장감을 더했다.

MC 보아가 “10등 연습생입니다”를 말한 후 1분이 지났다. 정적이 흐르는 동안 카메라는 연신 초조한 얼굴의 연습생들을 번갈아 비추기 바빴다. 자신의 아들이 호명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무대를 지켜보는 부모님의 모습은 덤이었다. C9 배진영 연습생은 종합 득표수 발표 이후에도 40초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10등으로 호명됐다.

9등은 발표 시작부터 해당 멤버 호명까지 총 3분 가까이의 시간이 소요됐다. 소속사 플레디스를 언급한 이후에도 한동안 연습생 이름을 발표하지 않아 플레디스 출신 연습생들의 마음을 더 졸였다. 8등 MMO 윤지성 연습생은 2분여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름이 불렸고, 6등 박우진 연습생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까지 3분이 넘는 긴장감 속에서 발표를 기다려야 했다.

해당 순위의 연습생 이름을 발표하기에 앞서 연습생에 대한 짧은 부연설명이 이어질 때면 그 설명에 부합되는 연습생들의 희망 어린 표정과 그렇지 못한 연습생들의 아쉬운 표정이 교차했다. ‘제발’을 되뇌던 판타지오 옹성우 연습생, 고개를 못 들던 플레디스 황민현 연습생의 어머니, 눈을 질끈 감던 마루기획 박지훈 연습생.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이름이 호명되리라는 희망 속에서 갈 길 잃은 눈빛들은 애처롭다 못해 고통스러웠다. 이날 처음으로 ‘프듀2’를 접한 시청자일지라도 연습생들의 핏기 가신 얼굴과 초조한 낯빛에서 그들의 간절함을 금세 읽을 수 있었다.

1등 후보인 MMO 강다니엘 연습생과 마루기획 박지훈 연습생은 순위 발표 무대 위로 올라가 최종 결과 발표를 기다려야 했다. “최종 1등의 주인공은 바로”라는 보아의 멘트 이후에도 1분여의 시간이 지났고, “국민 프로듀서님, 잠시 후에 공개하겠습니다”는 말과 함께 광고까지 이어졌다.

광고가 끝난 후에도 1등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에 앞서 1등 후보인 두 연습생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박지훈 연습생은 “너무 긴장되는데 빨리 결과를 듣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초조함 속에서 장시간 순위 발표식을 기다린 연습생의 호소였다.

“이제 더 이상 뜸 들이지 않고 바로 발표하겠습니다”는 말이 끝난 후에도 1분여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MMO 강다니엘 연습생의 이름이 불렸다. 1등이 호명된 이후에도 남은 연습생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마지막 11등 자리가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11등 발표는 1등보다 더한 수준의 희망 고문이었다. “마지막 11등 발표만을 앞두고 있습니다”는 보아의 멘트 이후, 4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11등 후보 4명의 얼굴이 공개됐다. 일상에서 금방 흐르는 고작 몇 분의 시간이 11등 후보에 오른 4명의 연습생에게는 희비가 엇갈리는 최악이자 최고의 순간이었다. “최종 11등 연습생을 발표하겠습니다”는 멘트 이후에도 3분을 훌쩍 넘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아더앤에이블 하성운 연습생이 마지막 데뷔 멤버로 호명됐다.

후보에도 들지 못했던 최민기, 주학년, 김사무엘, 임영민, 유선호, 안형섭 연습생의 목소리는 끝까지 들을 수 없었다. 탈락한 연습생들은 개인 SNS를 통해 아쉬운 소감을 전해야 했다.

방송이 끝난 후, 이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현장에 있었던 다수의 네티즌들은 제작진이 일부러 시간을 끌었다고 증언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SNS에 “보아 대표님이 ‘잠시 후에 공개합니다!’하고 광고로 넘어가자마자 주저앉았다가 나가심. 종이를 올리고 있으면 멘트 안 하고 기다렸다가 슬레이트 치듯이 종이를 확 내리면 그제야 멘트하고 이걸 계속 반복. 엠넷이 이렇게 질질 끌었습니다”고 현장 후기를 남겼다. 생방송에 참석했던 한 직장인은 “방송을 너무 과하게 오래 끌었다. 발표 기다리는 연습생들도, 팬들도, 부모님들도 피가 말랐다. TV는 후보들 얼굴이라도 잡아줬지만 현장은 그런 것이 없어 상황 파악도 잘 안 됐다”고 토로했다.

네티즌들 역시 “이건 혈압 정도가 아니라 할 짓이 아니네”, “마지막 생방 순위발표식 속 터진다”, “최종회 다시 봐도 힘들어”, “TV로 볼 때도 지치고 빨리 자고 싶었는데 저기 서 있던 사람들, 보아, 연습생, 부모님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방송 시간 질질 끌면서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4개월의 대장정 끝에 탄생한 ‘워너원’ 데뷔 멤버 11명. 이들은 최종 데뷔의 꿈을 이뤘지만 축하받아 마땅할 시간을 긴 정적과 기다림, 불안함과 긴장감 속에서 흘려보내야 했다. 11명뿐만 아니라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나머지 9명의 연습생들에게 마지막 소감을 듣는 시간이 정적으로 흘려보낼 시간보다 아까웠던 것일까. 101명의 소년이 단 하나의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프로그램의 기획과는 전혀 다른 결말은 씁쓸함과 안타까움만 자아냈다. (사진=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캡처)


뉴스엔 김민주 jooo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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