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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광주민주항쟁 참여한 택시기사들 많았다”(인터뷰) 박아름 기자
박아름 기자 2017-08-04 10:11:51


[뉴스엔 글 박아름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실제 광주민주항쟁에 참여했던 택시기사님들이 정말 많았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흥행 질주 중인 영화 '택시운전사'를 만든 장훈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택시운전사'는 이같은 택시기사들의 활약상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았다.
지난 8월 2일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은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개봉 이틀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장훈 감독이 '영화는 영화다'를 시작으로 '의형제' '고지전'까지 유독 브로맨스 위주의 영화만 만들어왔다는 것. 이번 '택시운전사' 역시 마찬가지다. '택시운전사'는 광주민주항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등장인물들의 브로맨스가 담겨 있다. 연이어 여배우 없는 영화를 만드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

"처음엔 우연히 하게 됐고, 나도 몰랐는데 남자 두 명이 나오거나 여러 명이 나오는 영화가 나한텐 편한가 보다. 아무래도 내가 상대방 여자의 감정을 잘 모르겠다. 근데 결혼하고나서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 아내한테 많이 배우고 있다. 지금은 남자 영화 제안이 오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것 같다. 차기작 '궁리' 역시 사극인데 남자 두 명이 나온다.(웃음)"

광주민주항쟁을 다룬다는 소식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은 '택시운전사'는 엄밀히 따지면 광주민주항쟁 전체를 다루는 게 아니라 두 외부인의 1박2일을 그들의 시선으로 다루는 이야기다. 해당 기간동안 있었던 일은 참혹했고, 영화로 담기에 어려운 상황들이 너무 많았지만 장훈 감독은 1980년 5월 광주를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의 한 가운데로 힌츠페터 기자를 태우고 들어갔다 온 평범한 소시민이자 힌츠페터 기자조차 끝내 다시 찾지 못해 익명의 존재로 남은 김사복 씨를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실제 주인공이 된 택시운전사가 김사복씨는 나이가 많고 사람이 좋으며 재치나 기지가 있었다는 것 정도 말고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었다. 때문에 대부분의 설정은 영화적 장치로 만들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심지어 김사복이란 이름도 본명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영화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딸이 있다는 설정과 아내가 없다는 설정도 허구였다.

"전혀 정보가 없었다. 두 분이 같이 있었던 시간도 1박2일로 짧았고 눈 앞에 벌어지는 상황이 계속 바뀌어서 사적인 얘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힌츠페터 기자가 수상소감에서 김사복씨 이야기를 하셨고, 우리가 뵈러갔을 때도 김사복씨에 대해 얘기하시는 걸 보면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유대관계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것 정도는 추측이 됐다."

장훈 감독은 "두 외부인의 시선으로 보는 건데 독일 외신기자의 시선과 서울의 가장 평범한 소시민인 택시기사의 시선, 관객들이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택시기사의 시선을 따라 외신기자랑 같이 광주에 내려갔다가 그간 외면했던 진실을 직시하게 되는 과정을 따라갈 수 있는 보편성 있는 캐릭터를 영화적으로 설정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광주의 택시운전사 황태술(유해진), 광주의 꿈많은 대학생 구재식(류준열) 등 광주에서 만난 인물들도 모두 영화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이들은 영화 속에서 김만섭, 힌츠페터와 함께하며 극을 생생하게 이끈다.

"김만섭은 알려진 바가 없는 인물이라 영화적으로 따라갈 수 있게 창작한 부분이 있고, 광주에서 만난 인물들은 광주 시민들을 대변할 수 있는 캐릭터들로 설정해서 만든 부분이 있다. 당시 광주에 계셨던 분들의 증언이나 어떤 얘기들을 참고해 그 분들의 마음, 광주 시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마음으로 황기사(유해진) 캐릭터들을 만들었고, 주변 광주 시민들을 설정하고 구재식이 광주에서 참여하게 되는 캐릭터로 설정해서 만들었다. 당시 실제로 굉장히 많은 택시기사님들이 부상자를 옮기고 시위에 참여하셨다더라. 영화엔 몇 대의 택시만 나오지만 보이지 않는, 실제 그때 참여했던 분들은 정말 많았다. 그걸 대변하는 캐릭터들이다."

안타깝게도 영화의 실제 모델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는 영화 개봉 전 세상을 떠났다. 장훈 감독은 "그렇게 영화를 보고싶어 하셨는데 불과 만나고 온 지 2~3달 정도 됐을 때였다. 그 사이 메일로 영화에 대한 얘기도 하고, 독일 배우 프로필도 보내주시는 등 즐거워하셨다. 자주는 아니어도 간간이 연락했다. 갑자기 그렇게 되실 줄 몰랐다. 처음 뵀던 게 마지막이었다. 두 번째는 장례식장에서 뵀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장훈 감독은 초반 지루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영화마다 초반 중반 후반 호흡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다른 결정을 할 수도 있고 다른 호흡과 리듬, 템포가 있을 수 있다. 어떤 영화는 초반이 짧고 중반이 짧고 그런 것들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영화는 김만섭이 어떤 인물인지 그의 일상부터 시작해 광주로 내려오게 되는 과정까지 관객들이 천천히 따라올 수 있게 하다가 인물이 변하는 지점들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인물에게는 어려운 결정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조금 더 크게 와닿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천천히 따라올 수 있게끔 인물들을 쭉 보여주고 과정들을 단계적으로 밟아가는 것이다. 그게 '택시운전사'에 맞는 것 같다"는 답변을 내놨다.

워낙 사회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다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군함도'와 비슷한 시기 개봉한 탓에 부담감도 컸을 터. 이에 장훈 감독은 "오랜만에 관객들께 영화를 보여드리게 됐는데 그런 부분들도 부담이 됐다. 또 영화에 대해 주변에서 기대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이와 반대로 부담되는 부분도 있다. 영화마다 다른 의미와 재미가 있다. 그래서 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해외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도 궁금하다"고 기대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털어놨다.

인터뷰 말미 장훈 감독은 실제 이름인지 가명인지 모를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에게 한 마디 했다.

"일단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다. 돌아가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님이 많이 보고싶어하셨다는 얘길 꼭 전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두 분이 함께하셨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한 번 들어보고 싶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 이재하 jud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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