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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히딩크 역적 만들고 ‘마지막 보루’ 신태용은 버리고? 김재민 기자
김재민 기자 2017-09-07 12:35:30


[뉴스엔 김재민 기자]

거스 히딩크 감독의 복귀설로 한국 축구계가 뜨겁다. 지난 6일 YTN의 단독 보도로 히딩크 감독이 한국 국민이 원한다면 복귀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등장했고 지난 최종예선 두 경기에서 신태용호가 보여준 경기력이 나빴던 것에 불만이 많았던 축구팬 사이에서 히딩크 대세론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 합리적인 추론에서 나온 결론인지, 혹은 격한 감정에 동아줄이라도 잡아보자는 심산인지 물음표가 달린다. 혹자는 그 동아줄이 썩었는지조차 확인해볼 의지도 없어 보인다.

지금의 거스 히딩크는 과거의 그 히딩크가 아니다. 현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의 몰락을 자초한 인물로 히딩크가 지목되기도 한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14년 루이스 판 할 감독의 후임으로 네덜란드 지휘봉을 잡았지만 집권기 내내 경질설에 시달리다 10개월 만에 사임했다. 히딩크 감독은 판 할 감독 아래서 유망주로 주목받은 선수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고 선수단도 장악하지 못한 데다가 결과적으로 성적까지 나빴다.

당시 네덜란드는 유로 2016 예선에서 체코, 아이슬란드, 터키, 카자흐스탄, 라트비아가 속한 A조에서 4위로 탈락했다. 히딩크 감독이 이끈 6경기에서는 3승 1무 2패를 기록했는데 3승 모두 조 최약체 카자흐스탄, 라트비아를 상대하면서 얻어낸 수치다. 네덜란드가 조 1위를 하는 게 당연한 조 편성이었음에도 터키와 비기고, 아이슬란드와 체코에 패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후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 첼시에 임시 감독으로 중도 부임했다. 이때도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이미 조세 무리뉴 감독과 구단의 불화 문제로 시즌 초반부터 너덜너덜한 팀이었지만 승률 37.04%(10승 11무 6패)는 히딩크 정도로 명성 있는 감독에게 기대하는 성적이 아니다.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은 확연히 떨어졌다. 괜히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월드컵 본선에서 실패라도 한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단순히 월드컵 한 번을 버리는 게 아니라 한국 축구의 최전성기를 이끈 감독의 유산마저 무너뜨리게 된다. 히딩크호가 월드컵에서 유럽 강호에 농락당하고 '1승 제물'이라는 착각으로 포장된 아프리카 팀에 패한다면 그때도 히딩크가 '한국 축구의 영웅'일까.

실제로 그 히딩크 감독 역시 '오대영' 감독이라는 맹비난을 감수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처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가 활발한 시절이었다면 히딩크 감독은 진작에 역적으로 몰려 '여론'이라는 칼날에 목이 날아갔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신태용 감독과의 계약기간을 무시하고 히딩크 감독을 덥썩 데려오는 것 역시 좋은 그림이 아니다. 앞서 "자기가 입으로 말한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다"며 홍명보, 울리 슈틸리케 전임 감독에게 맹비난을 퍼부은 사람들이 윈칙을 깨길 바라는 상황은 모순적이다.

신태용 감독은 마지막 보루에 가깝다. 프로팀에서도 아시아 정상을 밟으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각급 연령별 대표팀 감독, 성인 대표팀 수석 코치를 맡으며 검증한 바가 있다. 현재로서는 한국 축구가 믿고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자국 감독이다.

혹자는 U-22 아시아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일본에 역전패당하고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경기를 주도하고도 패한 데다가, U-20 월드컵에서도 16강에서 무너진 신태용 감독을 비판한다. 그러나 U-22 아시아 챔피언십 준우승, 올림픽 8강과 U-20 월드컵 16강은 딱 한국 수준에 맞는 성적, 혹은 기대 이상의 성과였지 결코 기대에 못 미친 게 아니다. 원래 한국 축구는 국제 대회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겨우 바라는 수준이다.

다른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당장 히딩크 영입 이슈는 설레발에 가깝다. 현재 국내에 알려진 소식은 대부분 히딩크 감독이 직접 진행한 인터뷰보다는 히딩크 감독이 관계자 측에서 나온 말이다. 정확하게 상황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섣부른 추측은 금물이다.

물론 신태용 감독을 버리고 히딩크 감독을 선택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히딩크 감독이 과거 보여준 자신의 지도력을 발휘해 호성적을 거둘 수도 있지만 반대로 예전 같지 않은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서도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히딩크가 2002년의 그 사람이었다면 모르지만 2017년의 히딩크는 다르다. 그렇기에 히딩크 감독을 향한 맹목적인 지지는 정답이 아니다.(사진



=위부터 거스 히딩크 전 감독, 신태용 감독)

뉴스엔 김재민 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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