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순, 양친 일사병 폐병으로 잃은 가정사…이혼 후 산속생활 20년째'
배우 최일순이 산속 생활을 하는 근황을 보여줬다.
4월 23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 프로그램 '특종세상' 736회에서는 40년 차 배우 겸 연출가 최일순의 근황이 공개됐다.

- ▲ MBN ‘특종세상’ 캡처

- ▲ MBN ‘특종세상’ 캡처
"겁먹지 말라"는 경고까지 이어지자 제작진은 "저도 오지 많이 다녀봐서 괜찮다"라는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여줬는데, 제작진은 차를 출발시킨 최일순이 그대로 계곡을 가르며 달리자 "길 아닌데! 물 들어온다"며 경악했다. 최일순은 "가만히 계시라. 집중 좀 하게"라며 익숙하다는 듯 제작진을 진정시켰다.
3개의 계곡을 지나 산길을 한참을 달려야만 갈 수 있는 최일순의 집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오지 산골 산꼭대기에 있었다. 세상과 단절된 듯한 이 곳에 터를 잡은지 무려 20년이 됐다고.
80년 넘은 흙집 원형을 그대로 지키며 수리만 한 채 살고 있다는 그는 "제 친할머니가 태어나신 생가터인데 저희 먼 친척분이 사시던 집이다. 제가 한 20여 년 전에 매입했다. 전형적인 화전민 옛날 주택이라서 방마다 문으로 다 연결돼 있다"며 집을 구경시켜줬다. 이중 부엌 벽면엔 공연 포스터가 가득 붙어 있었다. 최일순은 "제가 대학로에서 오랫동안 한 공연 포스터인데 몇 개만 붙여놨다"고 설명했다.
최일순의 산골살이 가족은 반려견 잔치가 유일했다. 그는 도시를 떠나 홀로 산속 생활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최일순은 "제 어머니께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밭에 일하러 가셨다가 햇볕에 쓰러지셔서 돌아가셨다. 제 아버님은 광산 일을 하셨다. 그때 광산 일 때문에 진폐를 얻으셨다. 광산 탄가루 때문에 생기는 폐병이다. 혼자라는 걸 당연히 생각했고, 나 혼자 헤쳐 나가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16살에 서울에 올라와서 자연스럽게 어떤 공연을 보게 됐는데 그 연극에 빠져서 '배우를 해봐야겠다'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배우의 길을 걷던 와중 준비되지 않은 채 서둘러 결혼까지 하게 됐다는 최일순은 "제 나이 24살이었는데 서울에서 혼자 사는 게 외로웠던 거 같다. '누군가 나를 기다려 줄 사람이 생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결혼을 하게 됐다.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능력도 없고 자격도 없는데 내가 결혼을 하게 됐구나. 내가 결혼 생활에 맞지 않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더라. 얼마 못 살고 제가 결국은 집을 나오게 되고 (결혼) 실패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른 파경으로 끝난 결혼 생활, 어린 딸을 두고 떠난 최일순은 반복되는 공연 속 무력함에 시달리다가 우연히 떠난 여행에서 다시 삶의 의미를 찾고 전 세계 오지를 떠돌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일순은 이런 삶 속 유일한 죄책감이 아이라며 "어릴 때 내가 집을 나왔으니까 아이는 당연히 아빠를 원망했을 거다. 큰 다음에 만났지만 만나서도 아이한테 맺힌 가슴의 응어리가 풀렸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을 가서 외국에서 중학생이 된 딸한테서 메일을 받았을 때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아빠라고 부르기 쉽지 않다. '당신'이라고 부르고 싶다. 당신이 우리를 버렸다'고 하더라.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한국으로 갈 수도 없었고 최고의 바닥으로 여행을 다니던 때였다. 저 나름에는 체험이었지만 남겨진 누구한텐 고통이었다. 그 고통의 시간을 제가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이건 제가 잘못한 것"이라며 자책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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